모두들 안녕하신지요.

오늘 아침을 먹고 있는데 데블로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벌써 아체를 떠난 지 한 달 반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곳의 모두를 그리워하는지 한 사람씩 전화를 바꿔 안부를 묻습니다. 우스개 소리로 끼따스고 뭐고 그냥 확~ 아체로 오겠답니다.

마리아띠는 한 주간 정말 조용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음식, 운동, 공부 등 모든 것을 같이 하던 민영이 없어서 무척 쓸쓸해 보입니다.

슈쿠르와 로미가 나무 밑에 작은 평상을 만들었습니다. 램프도 연결하고 주위도 평평하게 만들어서 손님이 맞거나 저녁 모임을 갖기에 적절한 장소가 생겼습니다. 이번 주 복희의 생일에도 이곳에서 깜짝 선물을 전했답니다. 지난 주에 마팔라(자연을 사랑하는 대학생 모임) 리더를 넘겨 주고 이번 주부터 로미는 저희와 본격적으로 함께 지내게 되었습니다. 계약은 4월부터 시작합니다.

아안과 의성이는 삼층 내벽을 거의 마무리해 가고 있습니다. 벽이 생긴 방을 보니 어찌나 설레던지요. 건물이 지어지듯 아체 공동체도 든든히 지어져 가야 할텐데… 그 일을 우리가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지혜도 부족하고, 상황을 통찰하는 능력도 부족하고, 신념도 부족하고, 열정도 부족한 자신이 보일 때면 그저 한 없이 작아집니다. 이 귀한 동료들이 이곳에서 자신들의 인생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보이고, 네가 보이고, 그들이 보이고, 파아란 하늘이 보이고, 푸르른 바다가 보이는... 그리고 그 안에서 보이는 것들이 사랑스러워지는 그런 벅찬 인생들을 찾아가길 바랍니다.

<기도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