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28 08:25
평화의 인사를 전합니다.
모두가 한 사람씩 자기 방을 가질 수 있을 만큼 식구 수가 오붓해지니 각자 개인 공간이 생겨 좋다 싶으면서도 사적 영역을 공유하며 서로를 챙기고 보듬던 여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룸메이트가 없음에 누구보다도 적적해 하는 마리아띠는 얼마 전 새 학기 개강이 있고부터는 더 자주 친구들을 초대해 시간을 보내곤 합니다. 덕분에, 하루 이상 머물다 가는 절친한 학교 동기들과는 공동체 내 다른 식구들도 꽤 안면이 튼 상황입니다. 은근히 정 많고 주위 사람들에게 살뜰한 마리아띠의 모습을 이렇게 저렇게 보면서 사람과 사람의 관계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됩니다.
평이하게 흘러간 한 주를 보내고 난 꽤나 조용했던 토요일 오후, 청소년자원봉사센터는 일주일만에 펼쳐진 평화학교의 장으로 그 잔잔했던 분위기를 날려 버렸습니다. 수업 시간 두 시간 전부터 들이닥치기 시작한 학생들은, 평화학교에도 물론 의미를 두고 있겠지만, 이제는 서로를 만남이 익숙해지고 함께 어울림 그 자체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적극적으로, 공감하며 듣기’에 대해 나눈 방법들을 체계적으로 실제 적용하는 데에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 했으나, 시종일관 넘쳤던 이들의 에너지는 어느새 이 시간 함께 있는 친구들을 향해 있음을 그 어느 때보다 명백하게 확인할 수 있었던 날이 바로 이 다섯 번째 만남의 자리였음 역시 전하고 싶습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더 힘껏 드러나는 아이들의 맑고 밝은 기운이 기대되는 날들입니다.
데블로, 타유코, 로미, 익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3일 간 진행된 ‘아체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목소리의 화합’ 워크샵에 참석하고 돌아왔습니다. 평화를 주제로 유관 단체들에서 온 활동가들이 다양한 영역에 걸쳐 생각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였던지라 긴장 반 기대 반으로 함께 했습니다. 논의의 중심이 삶의 현장에서 평화를 실현하는 구체적인 접근에 대해서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남지만, 아체 내에서 평화를 화두로 삼고 활동하는 타 단체들을 만날 수 있었음에 충분히 의미있는 기회였다 생각합니다. 우리를 넘어선 관계맺음 속에 더 깊어지고 넓어지는 아체의 개척자들이 될 수 있기를 바라 봅니다.
기도제목:
[ Indonesia-Aceh ] 복희, 데블로, 한나, 타유코, 로미, 익, 마리아띠, 후새이니
1. 공동체 지체들을 향한 사랑의 섬김이 성숙해 가도록
2. 청소년자원봉사센터 건축 진행과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서
3. 이어지는 만남 속에 청소년들에게 창조적인 도전을 전할 수 있도록
4. 타 단체들과의 만남을 협력으로 잇는 발판으로 잘 살릴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