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5 16:23
두번째 시간은 폭력의 경험과 그 역동성 이라는 주제로 수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가진 이들과 함께 폭력에 대한 이해를 나누면서 굉장히 새롭고 놀라웠습니다. 각 사람이 가진 폭력성에 대한
정도도 또 민감성도 다르구나 싶었지요. 또 영역에 따라 폭력성에 대한 관심도 달랐습니다. 이렇게 다른 이해와 생각을 나누면서 제가 가진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좀 더 예민해지기도 하고 폭 넓어 진 것 같단 생각도 드네요. 각기 다른 터전에서 온 참가자들이 나누는
성찰에 매번 큰 배움의 경험을 하는 듯 해서 이 시간이 참 즐겁고 기다려집니다.
‘최근에 있었던 일 중에, 내가 폭력을 누군가에게 행사했거나 내가 누군가로부터 당했다고 여겨지는 일, 혹은 내가 목격한 폭력의 상황 중에서 하나를 소개할 수 있다면?’
1) 최근 남북한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공공 영역에서 보이는 반응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던지, 강력한 경고를 한다던지, 도발의 가능성이 있다던지.’ 이러하다.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혀 없다. 우리가 이렇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될 것 처럼 몰고
간다. 국민의 생명을 담보해서 하는 말들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할 수 있는 지. 정치외교적 수사학이 가진 폭력성.
2)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기사 제목에 자극적인 것이 참 많다. 우연치 않게 들어갔을 때 가차없이 목격하게 된다.
3) 한국 사회 입시 경쟁 위주. 어머니들의 관여도 더 심해지고 아이들이 더 무기력 해지기도 하고 적응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생기는 또 학교 폭력. 획일적인 틀이 어린 시절부터 주어져서 그것에 짜 맞혀 지지 못했을 때 너는 실패자고 큰일난다 라는 메시지가 주어지는 것.
4) 기혼인 여자분이 면접관 이었는데. 왜 아직 취업을 안하셨나요 라는 질문에 내 딴에는 성실한 답을 했는데, 돌아온 답은 ‘여자라서 생계 부담이 없어서 그렇구나’ 라는 이야기. 한편으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폭력적인 건가 현실적인 건가 하는 생각이 오래 남았다
5) 경제시스템으로 인해 수 많은 탈락자가 생기는 현실. 구조 자체가 폭력적이다. 교육, 경제 여러 분야에서. 1등 아니면 안 되는, 경쟁에서 이기지 않으면 안 되는 사회. 최근에 내가 가했던 폭력. 보수적인 곳에서 일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 나의 생각을 나누는데 조금 강하게 나
누게 되었다. 나의 기준으로.
활동 하나: 폭력 바로 미터
‘주어진 이야기를 들었을 때, 그 상황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혹은 폭력적이지 않은지 자신이 생각한 대로 그 정도에 따라 그렇다,그렇지 않다 상상의 선 위에 선다. 잘 모르겠다 라고 하면 중간’
1) 민지는 성차별 광고판을 보고서 그 위에 다가 ‘이 저주 받을 광고’라고 스프레이로 뿌려 써 놓았다. 이 사람의 행동은 폭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그 광고를 보고 화가 많이 났다면, 특정인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그 광고에 그 화를 표현한 것은 폭력이라고 하기에는 어렵지 않을까. 잘못된 메시지에 대해 아니라고 말한 것은 잘한 것이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폭력적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라는 방법.
- 그 여자가 느낀 성차별 적인 폭력성, 반면에 그 광고는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되는 것이기에 그 여자가 그 위에 덧붙인 폭력성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2) 어느 사람이 가고 있는 데, 골목길에서 한 남자가 아내 혹은 여자친구로 추측되는 한 여성에게 손찌검을 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냥 지나간 그 사람은 폭력적인가 그렇지 않은가?
-가해자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냥 지나친 것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듯 하다
-내가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 지나갔지만, 눈 앞에 어려운 사람을 지나쳤기에, 적극적인 행동, 소리를 지른다거나, 그렇게 하지 않았기에 폭력적이라고 할 수 있을 듯
- 지나친 사람의 행위가, 폭력에 대한 정도로 인식하기는 어렵고 그냥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닌가 생각.
- 나 자신도 여성으로서 힘이 없는데 그냥 지나친 것으로 폭력적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듯 하다.
- 기업은 이윤추구를 위해 운영되는 것이 목적이지만, 다른 누군가의 생계에 영향을 준다면,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 이전할 때, 피고용주들의 삶의 정황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폭력일 수 있다. 또 개발도상국의 다국적 기업의 인권침해 사례가 많은 것이 일반적이다. 그것에도 폭력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보다는 돈이 중심인 것이 문제.
4) 전쟁을 반대하는 두 평화활동가가 자신의 신념에 따라, 군사시설이 있는 곳의 철조망을 잘라 들어가서 군용 헬기의 일부를 망치로 망가뜨렸다. 이들의 행위는 폭력일까? 아닐까?
- 실제 이런 경험이 있는 분을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이 말하길, 유엔헌법에 따르면 이 행동은 무고하다고 했다. 왜냐하면 핵무기 같은 경우는 그것의 사용에 뒤따르는 무고한 희생의 파급이 크기에 그것을 막는 행위는 정당하다라고 했다. 정당한 일을 위해서라면,물질적 피해가 뒤따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서도,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이스라엘 탱크를 향해 돌멩이를 던지는 상황이 연상된다. 그 누가 그 아이들에게 가해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
- 다수의 죽음을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죽음을 막기 위해 소수의 목숨을 잃게 하는 것은 정당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e 이 활동을 마친 다음, 느낌 소감은?
- 어떤 것이 폭력이고 폭력이 아닌지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렇게 생각하면 이 정도에 설 수 있고, 또 저렇게 생각하면, 저기에 설 수 있지 않을까?
- 내가 그 피해 당사자 인가? 생각할 때, 두 가지 사례는 나에게 직접적인 사례였다. 나머지 두 가지는 사회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것이었다. 내가 경험하지 않은 사례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 폭력에 맞서고 싶고 비폭력적인 방법을 찾고 싶지만, 폭력성을 일일이 생각하다 보면 결국 꼼짝할 수 없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 내가 했던 선한 의도의 행동이 타인에게 그렇게 느껴지지 않을 때는 폭력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무 이미지로 보는 폭력에 대한 이해
가지와 잎을 이루는 부분-> 폭력, 보이는 현상
나무의 몸통-> 폭력을 작동시키는 것들(매개체나 수단)
뿌리-> 폭력을 작동 가능케 하는 가치나 신념 부분
월터 윙크의 책 사탄의 체제와 예수의 비폭력 책의 내용 중에서 ‘뽀빠이와 부루투스 그리고 올리브 이야기’
연약하고 가녀린 올리브를 계속 괴롭히는, 아주 큰 몸집의 부루투스
시금치를 먹는 순간, 근육이 더 커지면서 부루투스를 한 방에 날리는 뽀빠이
부루투스의 괴롭힘을 당할 때 마다 간절하게 뽀빠이를 찾는 올리브
이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 뽀빠이가 나타나기 전까지 발을 동동 구르며 올리브가 해를 당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던 순간. 이 당시 어린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던 만화.
1) 악한 사람에 대한 고정된 이미지. 그의 다른 면을 추호도 알 수 없다. 악인에 대한 궁금증은 없고 한 번 도 연민의 눈으로 보게 어렵도록 이야기가 구성되어 있다. 그 악인을 보면 더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2) 가녀린 여성은 여러 번 비슷한 곤경에 처했지만, 그런 경험 이후에도 스스로 상황을 변화시킬 의지가 없다. 약자는 늘 괴롭힘을 당하지만 그것을 막기 위한 다른 변화를 만들어 내지는 않는다. 단,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거나, 강자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찾는다.
3) 해결은 제 3자에서 일어난다. 곤경의 상황을 역전 시키는 것은 강자보다 더 큰 힘을 가져야 발생할 수 있다. 그렇기에 뽀빠이는 시금치를 먹어야 한다. 시금치를 먹기 전과 후는 다르다.
4) 뽀빠이가 올리브를 구해줬기에, 올리브는 뽀빠이를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자신을 구해줬는데 그것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다. 정의의 사도가 문제를 해결해줬을 때, 그 이후에 내 선택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주는 것이 의심없는 일이다. 그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사용한 방법에 대해서 어떤 의심을 해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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