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월 세기모 평화의 누룩은 난민 지위신청 중에 암으로 사망한 카메룬 출신 난민의 치료비를 포함하여 고향으로 그분의 시신을 운구하는 비용 1000만원을 모금하는 난민인권센터의 모금활동에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후원계좌

국민은행(개척자들) 098901-04-027287 

 

난민지원인권센터의 긴급후원요청>

http://www.nancen.org/961

 

[긴급후원요청]어느 난민인정신청자의 죽음

2013/02/23 14:50





손짓하는 게 아니야.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는 거라고.

 

              스티비 스미스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 죽은 이의.

그런데 그가 여전히 신음하고 있다.

난 당신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멀리 와 버렸어.

손짓하고 있는 게 아니야.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는 거라고.

 

불쌍한 녀석, 늘 장난치길 좋아했는데.

이젠 저 세상에 가 버렸네.

견디기엔 너무 추웠을 거야. 그래서 심장도 멈춰 버린 거지.

그들은 말했다.

 

, 아니 아니 그렇지 않아. 어느 때고 예외없이 너무 추웠어.

(아직도 그 죽은 이는 신음하고 있다.)

난 삶의 모든 것에게서 너무 멀리 벗어나 버렸어.

손짓하고 있는 게 아니야. 물에 빠져 죽어가고 있는 거라고.


 

 

Not Waving but Drowning

 

                                           Stevie Smith

 

Nobody heard him, the dead man,

But still he lay moaning:

I was much further out than you thought

And not waving but drowning.

 

Poor chap, he always loved larking

And now he's dead

It must have been too cold for him his heart gave way,

They said.

 

Oh, no no no, it was too cold always

(Still the dead one lay moaning)

I was much too far out all my life

And not waving but drowning.






2013 2 20일 오후 1 12.

 

한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올해 나이 만 42.

43세가 되는 날을 한 달여 앞두고 있었습니다.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조국 카메룬을 떠나온 지는 이제 1년하고 반이 조금 넘었습니다.

아내와 자식들을 두고 온 그 나라에 그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에서 난민인정신청자가 되어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병실에서 처음 만났던 날,

그는 낯선 이방인을 대하는 무심한 표정에 경계의 눈빛으로 무장하고 있었습니다.

회복을 믿습니다.

기적을 믿어요.’

희망을 얘기했던 그 순간이 유일하게 온전한 미소를 띠어 준 순간입니다.

 


위암 4.

, , 복막까지 전이.

기침, 가래, 구토, 오한, 발열, 호흡 곤란, 근육 통증 호소.


 

난민지위신청자라는 불안정한 신분으로 한 달 사이 두 차례 병원을 옮긴 그.

구급차에 실려 세 번째 병원으로 이송된 그가 휠체어에 앉아 말합니다.

잠깐 창 밖을 보고 싶어요.’

커다란 로비 한 켠 통유리를 통해 바깥을 내다 보던 그는 이윽고,

눈이 왔네요. 바깥은 많이 춥겠죠?’

그리고 5, 10, 15한참을 시선을 거두지 못한 채 그렇게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그 대신 출입국사무소에 다녀 왔습니다.

5월까지 3개월 체류연장을 받아 왔다는 소식에 안도합니다.

보일 듯 말 듯한 웃음까지 입가에 떠오릅니다.

마치 그 기간만큼은 보통의 날들처럼 살아낼 수 있는 것마냥, 그렇게 말입니다.


 

늦은 저녁, 입원해 있는 병실을 찾아갔습니다.

반색을 합니다.

한참을 이 얘기 저 얘기 토막토막 풀어 놓습니다.

그러더니 손을 잡아 달라 합니다.

잠깐 복도를 한 바퀴 돌고 싶어요.’

손을 꼭 붙들고 천천히 한 발 한 발 내딛습니다.

중간중간 만나는 환자들에게 인사도 하고,

텔레비전 요리 프로그램을 보며 자기는 생선 요리를 좋아한다고 한 마디 툭 던지기도 하고,

간호사들이 일하는 공간도 한번 기웃거려 보고.

다시 돌아온 병실에서 그가 내민 우유 한 팩.

거듭 괜찮다 사양하는데도 꼭 가지고 가라 합니다.

아픈 사람들한테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무언가를 나눠 줄 수 있는 것이 정말 기쁨을 주는 일이에요.’

언제 또 올 거냐고, 얼른 또 와 달라고 채근도 합니다.

곧 또 뵐 수 있을 거라, 그렇게 답했습니다.


 

며칠 사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려야 했습니다.

너무 이른걸요(Too early).’

그에게서 들은 두 마디 답. 그뿐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루만에 혼수 상태에 빠진 그.

그 곁에서 지킨 한 시간. 마지막 거두는 숨을 지켜 보며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죽음은 삶을 마치는 것이지 관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란다.(Death ends a life, not a relationship.)"

 

타국에서 난민지위신청자의 신분으로 숨을 거둔 그의 앞에서 하늘을 올려다 보는 가슴이 먹먹합니다.

죽음에 직면하여 더 깊이 만나게 된 그와의 인연에 조금이라도 부끄럽지 않고 싶은 것은,

세상과 하직한 지금 이 순간만이, 혹은 지난 한 달 여의 시간만이 아닌

실상 해를 넘기는 긴 시간 동안 춥게 살아 왔을, 그 외롭게 울리는 신음소리를 여전히 홀로 울리게 하고 싶지 않은 이유에서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난민인권센터(NANCEN)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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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신청자 암 판정 직후 사망…"인권 사각지대 방치"


서울의한 빈민 판자촌(자료사진)

카메룬인 심사 기다리다 숨져…난민단체 "생계위협 심각"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한국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한 카메룬인이 암 판정을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하면서 난민 신청자들이 인권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난민인권센터에 따르면 카메룬 출신 G(40)씨는 지난달 20일 위암으로 사망했다.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본국에서 영어를 쓰는 소수자인 G씨는 영어권 주민 권익을 앞세워 반정부 활동을 하다 정부기관의 고문·감금 등 박해를 당한 끝에 2011년 8월 국내로 도피했다.

입국 직후 법무부에 난민 지위 신청을 한 G씨는 신청자 신분으로 심사를 기다리던 지난 1월 초 위암 진단을 받았고 불과 50일 정도 만에 사망했다.

G씨는 우리 정부의 도움으로 수술과 치료를 받았지만 신분 불안정, 궁핍한 생계에 따른 스트레스로 제대로 투병하지 못한 채 숨을 거뒀다.

법무부에 따르면 난민 지위를 신청해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은 1년간 국내 취업이 불가능하다. 1년 후에는 체류자격 외 활동허가를 받아 취업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별도의 신청과 허가가 필요하다.

법무부 관계자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통상 난민 지위 심사에는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되며 이 기간에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는 생계 지원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한 외국인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부분 기간에 남의 도움에 의존해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G씨는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카메룬 교포가 다수 거주하는 서울 용산, 경기 안산 등지를 오가며 도움을 받아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난민인권센터 김성인 사무국장은 "난민 지위 신청자들은 심사 기간에 생계 보조가 전혀 없고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도 없다"며 "미래에 대한 불안에다 생존 위협까지 더해져 인권의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오는 7월 난민법이 시행되면 신청자 생계 지원의 법적 근거가 생기기는 하지만 관련 예산은 전혀 없는 상태"라며 "G씨와 비슷한 일은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우리 정부에 난민 지위를 신청해 심사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이 1천333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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