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에 분노하며, 둘

2013.05.23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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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양송전탑건설반대주민들. 종이위에연필. 2013.5.23>



밀양 송전탑 건설 강행.


힘없는 노인분들이 온몸으로 맞서고 공권력은 무자비하게 그 노인들을 끌어내는 상황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 올라 도저히 침착한 그림을 그릴 수가 없었다. 

 


마지막 삶의 터전, 고향, 돈으로는 살 수 없는 곳을 지키기 위해 


무관심한 한국 정부와 국가공권력, 한국전력공사의 야만과 온몸으로 맞서 싸우고 계시는 70대 노인들. 


힘없는 할머니들께서 거대한 힘과 맞서고 있는 모습이 마음 아프고 죄송스러워 견딜수가 없다. 


한전과 공권력에 맞서 대치 중에 끌려가는 밀양의 할머니들과, 


80년전 일제시대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께서 일본의 사죄를 얻기위해 고령의 나이로 


일본을 순회하며 역사의 진실을 알리고 계시는 모습이 무척이나 닮았다. 


젊은이들이 해야하는 일을.. 그 분들이 다하고 계신다. 



다수의 편의를 위해 소수의 힘없고 약한 사람들의 희생이 담보되어야 하는 시스템. 


신고리 원전 3호기의 대도시와 수도권에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탑 건설 강행.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위험한 에너지 생산 방식인 원자력. 


밀양시 산야 전역에 건설될 765kV 고압 송전탑. 


외국에서는 사람이 살지 않는 사막지대나 벌판에나 건설한다는 고압 송전탑. 


한국정부는 그것을 고령의 농부들이 사는 마을 앞산 뒷산에 


아파트 40층 높이의 초고압 송전탑을 62개나 짓는다고 한다. 


산 중턱에 밤농사를 짓는 분들은 아예 농사를 포기해야하는 절박한 상황인데도


피해로 인한 지원금은 150만원 수준.




어떤 사람들은 이 일이 지역이기주의에 불과하다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생존권과 재산권 보호라는 차원 이전에 그 곳은 한평생을 땅을 경작하며 힘겹게 살아오셨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 '농부'라는 고귀한 이름을 가진 이들의 소중한 터전을 지키기 위한 절규이다. 



대학생나눔문화가 운영하는 블로그에 이런 글이 있다.


"밀양시 송전탑건설 문제는 이 땅에서 전기를 쓰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삶의 저항이 되어야 한다."



백번 천번 동의한다. 


수도권과 서울 전역에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탑, 물론 대부분의 전력은 산업계가 소비하고 있지만 


아무 생각없이 전기를 쓰는 우리 모두가 일상 속의 무분별한 소비에 대해 반성해야 할 것이다. 



그림은 부산일보의 장영식 사진작가의 사진을 참고해서 그렸다. 


손이 떨리고 힘 조절을 할 수 없어 그림을 그리는 동안 연필을 몇 개나 부러뜨리고 말았다. 




2013.5.23. 蘭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