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15 동티모르 기도편지

 

안녕하세요? 동티모르에서 전해 드립니다. 여러 우여 곡절 끝에 2010 동티모르 평화캠프 팀이 로스팔로스에 사전 훈련을 위해 모인 날은 계획보다 하루가 늦춰진 8 4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예약한 차량이 오지 않아 일부 사람들은 새롭게 구한 차량에 뒤 늦게 따라 와야 했고 국경을 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각자의 나라에서 시작된 여행은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서티모르 쿠팡에서 국경을 넘어 동티모르의 수도인 딜리를 거쳐 로스팔로스에까지 오는 여정은 길 위에서 이미 훈련이 시작된 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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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에는 나라별로 모여 캠프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둘째 날 함께 마음을 맞추기 위해 공동체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지구촌 나눔 운동본부(GCS)에서 제공해 주신 숙소의 앞 마당은 나무와 초원으로 이루어진 공간으로 훈련을 진행하기에는 안성 맞춤인 곳이었습니다. 팀별로 나무 위로 올라가 끈을 묶고 내려 오는 활동, 두 사람이 잡고 돌리는 줄을 팀 전체가 함께 뛰어 넘는 활동, 구호를 만들어 크게 외쳐 보는 활동,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든 참가자들이 인간 피라미드를 만들 때에는 간신히 두 층까지 쌓은 공든 탑이 무너져 내려 아래 있는 사람들이 고생을 하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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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렇게 몸으로 부딪치는 활동은 어떤 다른 훈련보다도 우리를 하나 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평화학교와 젊은이 캠프로 나눠 진행된 워크숍을 통해서는 캠프에서 진행될 보다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마지막 날에는 팀 별로 역할들을 정하고 평화학교 물품과 각종 마을 물품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밤에는 각 나라별로 준비한 장기 자랑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물론 사회는 우리의 막강 엔테테이너, 파코가 맡아 주었습니다. 한국의 사물놀이, 일본의 닌자 이야기, 대만의 유명 가수의 음악에 맞춰 춤 추기,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의 전통 노래와 춤. 마지막에는 모두가 어울려 춤을 추는데 전기도 들어 오지 않는 곳에서 어쩌면 이리도 잘 놀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신나는 시간을 함께 보낸 뒤 우리는 모두 빛을 끈 채 밖으로 조용히 나가 별들과 하늘과 나무와 바람과 땅이 들려 주는 이야기 소리에 귀 기울이며 앞으로 진행될 평화캠프를 위해 조용히 마음으로 기원해 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7일 토요일 아침, 딜리의 세 팀과 말리아나 팀, 그리고 크라라스 팀이 로스팔로스를 떠났습니다. 로스팔로스 팀은 뒷 마무리를 하고 지역 친구 단체인 베르뿌뿌(풀 뿌리)’로 숙소를 옮겼습니다. 미디어팀, 파코와 짜 행정을 맡은 도라는 가장 외진 곳에 있는 크라라스 팀과 동행했습니다. 비케케에 늦게 도착했기 때문에 칠흑 같은 밤길을 걸어 크라라스에 갔습니다. 질퍽거리는 진흙 숲 길에 만난 가족이 함께 동행 주면 도와 주웠기에 그 날 밤 무사히 크라라스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별들은 쏟아지고 나무에 무리를 지어 붙어 반짝이는 반딧불은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켰습니다. 강에서 물을 길어 와 먹고 씻을 수 있고 시장도 없어 동네 분들의 가든에서 채소를 구해 먹어야 하는 크라라스팀은 이번 캠프 마을에서 가장 불편한 생활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꿋꿋이 팀들이 한 마음이 되어 한 마디 불평도 없이 모두가 자발적으로 잘 해 내고 있습니다.

딜리의 세 마을, 베꼬라, 바이로피테, 라하네는 15일 일요일 중간 평가를 크리스토레이 바닷가에서 함께 보내기로 했답니다. 1주일이긴 하지만, 그 동안의 경험과 밀린 이야기들을 나누며 앞으로 남은 한 주를 다시 새롭게 계획해 보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로스팔로스팀은 동티모르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꼼 비치에서 지구촌 나눔 운동 본부와 베르뿌뿌 팀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하네요. 말리아나 팀은 평화학교를 두 학급 운영하려던 처음 계획에서 한 개 반이 더 늘어나 세 반이 되는 바람에 평화학교 물품을 일주일 만에 다 사용했다며 미디어팀이 방문할 때 더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까지 평화학교와 모든 활동을 마치고 모든 팀들이 21일 토요일 베꼬라에 모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22일 일요일에 평가회를 갖고 23일 월요일에 해산해 해외 참가자들은 쿠팡을 통해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게 됩니다. 남은 모든 일정을 위해서 기도 부탁드립니다.

 

1.     열악한 환경에서 평화학교를 진행 중인 크라라스팀과 라하네팀을 위해서.

2.     바이로피테팀이 평화학교의 의미를 새롭게 발견해 남은 일주일 간의 평화학교를 잘 진행 할 수 있도록

3.     베꼬라와 타이베시 마을의 청년들의 화해와 이해를 위해 애쓰고 있는 베꼬라팀에게 지혜를 주시기를 로스팔로스와 말리아나의 평화학교가 피스빌더의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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