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4.23 10:57
샬롬, 평안을 빕니다.
힐라학교에서의 평화캠프 준비모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법 익숙해지긴 했지만 캠프를 처음해 보는 친구들이 1/3가량돼서 여전히 어색해하지만 나름 열심히 따라와 주고 있답니다. 3번째 과정인 유닛(Unit) 3는 그룹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보니 꼭 학교 내 실 상황과 잘 연결됩니다. 따라서 적용도 차근차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마음만큼, 또 공감하는 만큼 실생활로 연결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과정중 마지막 부분인 레슨3에서는 나쁜 사람들(Bad People)이란 것은 다루게 됩니다. 나쁜 사람들에 대해 들어보고 그들의 배경과 속 얘기를 들어보면서 그들을 감싸고 수용하기 위한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주변에 있는 나쁜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나누던 중 이란에서 자라난 친구들과 카불에서 자라난 친구들이 각기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습니다. 이란서 자란 친구들은 늘 이란 사람들이 자기들을 하대해서 스스로 자부심이 강한 이란 사람들을 싫어했고, 카불서 자라난 한 가족은 탈레반과 미국을 동시에 이야기 하기도 했습니다. 얼마나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짧은 시간에 쏟아내는 이들의 작은 토로로 과연 이들 안에 있는 집단적 슬픔과 억압의 기억이 깊다는 것을 새삼 보게 됐습니다.
비자 발급을 완료한 익 형제와 휴가를 내어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난영 간사와 함께 아인의 집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으로 귀국하기 전에 밥 한끼니 함께 해야 한다는 어머님의 성화에 못 이겨 길을 나섰지만 꼭꼭 막힌 월요일 퇴근길과 겹쳐 거의
수요일, 예지가 드디어 한국으로 향했습니다. 원하는 공부를 하기 위해 한 학년을 더 다녀야 하는 것에도 개의치 않고 마음을 굳혔지만, 당장 다른 공부와 낯선 환경에 적응할 것이 부담되어 보입니다. 다른 한편 그 동안 정든 친구, 선후배들과의 작별도 크게 아쉬움으로 남는 듯 합니다. 마지막 일주일을 남겨 두고는 어찌나 바쁘게 작별인사를 하는지 사실 밤에나 얼굴을 볼 수 있었답니다. 그래도 마음으로 권면해 주고 또 위로해 주는 친구들 덕분에 마음 따뜻하게 말레이시아를 간직하고 돌아갈 수 있게 되어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공항으로 나와준 선배와 친구들 덕분에 아버지의 얇은 주머니가 동이 나 버렸다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계속 뒤돌아보며 출국장 향하던 모습이 아직 기억에 남네요.
기도제목:
[ Malaysia ] 광일, 예지
1. 힐라학교 학생들이 캠프를 통해 마음속에 자리잡은 타인에 대한 증오를 조금씩이나마 해결해 가도록
2. 캠프에 참여하는 자원봉사자들이 더 진지하게 자신들의 삶과 미래를 고민하고 용기 내도록
3. 새 환경에 적응하는 예지와 전학할 학교가 잘 정해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