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06 16:03
20220605
사무실에 출근하기 시작한 첫 주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는 기분이 아직은
싫지 않습니다. 죠쉬나는 우리가 사무실을 구하게 된 것을 불안해합니다.
혹시라도 우리가 와이콩집에서 떠나 닐라에서 살게 될 까봐 염려합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퇴근시간쯤이면
언제 들어오냐는 죠쉬나의 전화가 옵니다. 한국에서도 학생시절이후로 받아본 적 없는 귀가 독촉 전화를
이 먼 곳에서 받게 될 줄이야 ㅎㅎ 우기가 심해지면 닐라 사무실에서 한 달 정도 살 계획이었는데, 죠쉬나의
불안감을 증폭시킬 것 같아서 걱정입니다. 잘 설명을 해도 언어의 한계로 안심을 주기에는 부족한 것 같습니다.
근처에 MSF같은 NGO병원이 가까이 있는 캠프라면 몰라도 그렇지 않은 지역 사람들은 무료로 상처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 곳까지 가야합니다. 찾아간다 하더라도 사람이 너무 많아 당일 진료를 받을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결국은 민간병원에 돈을 주고 가야 하는데 수입활동이 없는 가정들에겐 그 돈은 만만치 않은 돈입니다…
이번주에는 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마을뿐만 아니라 어디를 가든지 우기를 대비하기 위한 배수로와 도로 정비등으로 바빴는데요. 마침 우리마을의 우기대비 도로정비가 모두 끝난 바로 다음날 정말 억수 같은 비가 하루 종일 내렸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나서 비를 맞고 뛰어다니고 저도 신이 나서 우비를 뒤집어쓰고 마을을 돌아다녔습니다. 그동안 공사해 놓은 것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나 궁금해서입니다. 마을의
부자분들이 사비로 각자의 구역에 일꾼들을 고용하여 배수로를 정비하고 도로를 높이는 등의 작업을 해왔었는데, 덕분에
큰비에도 홍수피해 없이 물이 잘 빠져나갔습니다. 배수로를 가득 채웠던 쓰레기와 오물들도 비에 말끔히
씻겨 나갔고, 다음날 처음으로 배수로 바닥 색깔도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거기에 빠진 개와 닭 등의 동물들이 죽거나 피부병에 걸리는 것을 보고 안타까웠는데, 결국 다른 어딘가에 쓰레기가 모여 있긴 하겠지만 깨끗해진 배수로를 보니 속이 다 시원했습니다.
Frontiers를 번역기에 쳐보면 국경지대라고도 나옵니다. 나라가 정한 국경지대를 거부하고 경계에 서서 저 너머의 사람들과 자유로이 연결되는 상상을 해봅니다.
[기도제목]
1. 이번주말 RTS학생들과의 소풍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시간이 되도록. 준비와 진행하는 과정에 어려움 없도록
2. 우기가 시작되었는데 이곳에 폭우와 홍수로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모든 이들이 산사태로부터 안전하도록.
3. 하띠와 아샤가 이곳에서의 활동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