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4.02 12:11
방글라데시에서 온 소식입니다.
지난 주는 아미와 로미가 방글라데시에서 시간을 보내는 마지막 한 주였습니다. 저희는 쿠투팔롱에 있는 리프레쉬 학교에 가서 서로 얘기를 나누었고 아미가 주축이 되어 학생들과의 만남을 계획했습니다.
첫날에는 종이 접기와 당면을 이용해 고무줄 전달하는 놀이를 했습니다. 아이들은 저희들과 함께 놀 것을 이미 기대한 것처럼 어느새 학교에 몰려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당면을 입에 물고 고무줄을 그 당면에 끼워 손을 쓰지 않은 채 다음친구에게 전달하는 놀이를 진행 했지요. 아이들은 처음 해보는 것이라 어색해 했지만 금방 몸으로 익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죠. 그래서 모두 재미있게 놀이를 마쳤습니다. 그리고는 함께 종이접기를 했는데요. 개구리처럼 생긴 것을 접고 입을 움직이게 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입을 움직일 때마다 자신의 육성을 이용해 노는 놀이를 했습니다. 놀이를 통해 아이들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둘째날은 인도네시아에서 유명한 펭귄 춤을 추었습니다. 저희는 미리 이 춤을 집에서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스피커를 가져가 학교에서 음악에 맞춰 먼저 시범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춤을 추려 했는데, 춤이 어색하고 낯설었는지 아이들의 반응을 얻기는 어려웠습니다. 로미와 아미는 인도네시아에서 펭귄 춤은 아이들에게 무척 인기가 많았는데 이처럼 홀대 받은 것은 이곳이 처음이라며 서로 웃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얼른 그 다음 활동인 종이와 색연필을 꺼냈습니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을 그림에 그리는 것이었죠. 역시 그림 그리기! 아마 로힝가들은 그림 그리는 것을 매우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질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종이와 연필이 손에 들어가는 순간 아이들은 몰입을 하고 거침없이 그림을 그려 나갑니다. 아이들에게 종이와 연필을 나눌 때마다 언제나 그림 그리는 것에 목 말라 있는 아이들을 대면하게 됩니다.
셋째 날에는 밀가루 반죽을 해갔습니다. 라일리가 전부터 하고 싶었던 활동이었는데 밀가루에 색을 넣어 반죽을 하면 마치 찰흙처럼 쓸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당일 아침 사온 밀가루에 물과 물감을 넣어 열심히 반죽을 했습니다.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기 활동을 하기 전에, 신문지를 접으며 여러 사람들이 한꺼번에 그 신문지에 발을 올려 모두가 그 신문지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팀워크 활동을 하였습니다. 저희는 신문지 대신에 포대자루를 가져갔습니다. 아이들은 이 활동을 재미있게 하기도 했지만 놀이를 잘 이해하지 못한 팀은 좁아지는 포대에서 한 명씩 포대 밖으로 밀치기도 했습니다. 라일리는 이 게임을 하면서 한 명씩 뒤로 밀치는 애들은 처음 봤다고 웃으며 얘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 게임이 끝나고 나서, 준비해왔던 밀가루를 꺼냈습니다. 빨간색, 녹색, 노란색의 밀가루 반죽을 아이들에게 주먹보다 조금 더 큰 크기로 각각 나눴습니다. 이 놀이가 처음이었는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당황해 했습니다. 이것으로 꽃, 집을 만드는 예를 로미가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그 때부터 그릇, 반지, 목걸이, 나무 등등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손에 쥐어지는 촉감 또한 좋고, 서로 섞으면 다른 색깔의 반죽이 되는 것을 보며 정말 재미있어 했습니다. 아마 아이들이 가장 많이 온 것으로 보이는 날이었습니다.
현재 이 쿠투팔롱 학교는 어떠한 NGO의 도움이나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학교를 만든 캐나다 인인 줄리와의 소통을 통해 이 학교를 지원해 줄 수 있는 NGO 단체를 찾고 있는 중에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에 ACT, CODEC 이라는 두 단체를 찾아가 학교 협력에 대한 의뢰를 구한 상황입니다.
목요일에는 나야빠라 RYC 청년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나야빠라에 새롭게 이주한 가정 중 도움이 절실한 가정을 찾아 돕는 일을 이 청년들이 하고 있는데요, 1차 지원으로 15가정에 필요한 물품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모임은 2차 지원에 대한 확인 작업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2차 지원으로는 20가정의 사람들의 필요를 먼저 알고 예산을 만들어 보는 것까지 부탁했었죠. 지난 번에는 15가정에 직접 물품을 전달하는 일을 했는데 이번에는 양이 많아졌고 지난 번에는 직접 물품을 전달하면서 발생되는 “저 사람은 받고 왜 나는 본받는 지를 묻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누룰의 집으로 직접 와서 가져가는 것으로 전달했다고 합니다. 이 방법을 택하면서는 자신의 집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이 물건들이 어디서 난 것인지 묻기도 했지만, 당사자들이 산 것이라고 얘기를 하였다고 하네요.
난민촌에서는 물품이 들어오는 것에 대해 모두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제 이주해온 지 얼마 안된 난민들은 더더욱 그럴 것입니다. 물품들이 본인에게 배당이 되고 안되고는 정말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고 이 청년들은 이 문제를 최대한 지혜롭게 풀어가려 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이번 방문에서 어떤 사람들이 물품을 지원 받았는지 궁금하여 확인 방문을 하였는데 35가정 중에 4가정의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남은 기간 동안에 지원을 받은 가정을 더 방문하려고 계획 중입니다.
금요일은 로미와 아미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쿠투팔롱 학교에 있는 아이들에게 공책을 나눠주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 50권의 공책을 사서 선생님에게 전달하며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2주 동안에 배럴이라는 친구도 만났는데요. 현재 배럴은 자신의 집에서 로힝가 아이들의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배럴에게 선물로 화이트보드를 선물해주었습니다.
저희는 당일 오후 아미, 로미와 얘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너무 짧은 방문 시간이어서 아쉬운 것이 많아 보였습니다. 2주의 방문을 통해 앞으로 아미와 로미가 돌아간 삶의 자리에서 로힝자들을 위해 할 일들을 기대하게 됩니다.
기도제목을 나눕니다.
- 방글라데시에서 10일간의 시간이 남았네요. 남은 일들의 우선 순위를 잘 생각해서 일을 진행 할 수 있도록
- 마무리 하는 시간 동안 라일리와 모즈누가 몸과 마음을 잘 돌보는 시간이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