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봄비가 내렸습니다. 오전 열시 반에 대아교회 모임 장소로 평소보다 적은 수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둘러 앉았습니다.

지난 주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여정'에 이어 다음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원수들을 창조해내기


나 자신이 밟았던 과정을 되짚어 보면서 나는 원수는 창조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회적 상황으로부터 실제적인 육체적 위협까지, 다른 모든 요소들은 잠깐 옆으로 치워두고라도 한 번 생각해 보라. 결국 원수는 우리의 마음과 생각에 뿌리를 두고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 형성 과정이 다른 사람들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된다면 이제 그 원수는 사회적인 중요성을 띠게 된다. 나는 내 경험을 통해 원수가 만들어지는 데는 몇 가지 중요한 단계들이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첫째로, 원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나는 반드시 나를 그와 분리해야 한다.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나는 그를 나와 동질성을 공유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고 내가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어떤 차이점을 소유한 사람으로 보기 시작한다. 이제 나는 부정적인 판단을 내리게 하는 그 차이점들과 이 사람은 내게 위협이 되는 나쁜 사람이라는 투사에 집착한다.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질문, 즉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믿는가 하는 것은 내부에 감춰지고 인식되지 않는다. 여기서 미묘하지만 매우 중요한 것은 원수는 어떤 식으로든 내 자신의 관점과 정체성에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는 ‘나는 누가 아닌가’에 의해 정의된다. 적대감의 기원은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 투사에 기반을 둔 자기 정의에 놓여 있다. 나는 다른 사람이 완전히 나쁘기 때문에 나는 완전히 좋다는 상상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현상은 첫째 단계인 분리와 나란히 병행되는 것인데, 그것은 나 자신을 우월하다고 보는 것이다. 우월감은 자신을 비우는 예수님의 예와 정반대되는 특성이다. 그는 자신을 낮춰 보통사람의 형태로 취하시고 심지어는 종이 되셨다. 다른 말로, 예수는 다른 사람과 같이 됨으로써 공감할 수 있는 자리를 추구하셨다. 그는 자신이 다른 인간과 같음을 인식하시고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셨다. 그리고 섬김의 자리를 택하셨다. 내가 우월하다가 느낄 때, 나는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만 느끼는 것이 아니라 나는 다른 사람보다 더 낫다고 믿는 것이다. 원수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동질성에 대한 생각을 잊어버려야 하고 우리가 우월하다는 감각을 창조해야 한다.


셋째, 분리와 우월성은 우리를 상대에 대한 비인간화로 인도한다. 내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자질들을 그 사람에게서 빼앗을 때 나는 그를 ‘비인간화’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서 하나님의 형상 안에서 창조된 존재를 강탈하고 그들의 얼굴을 바라볼 때 하나님의 시각을 상실한다. 나는 더 이상 그들 안에서 ‘하나님의 그것’을 보지 않는다. 원수를 만들기 위해, 나는 반드시 다른 사람을 비인간화하고 그 사람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파손시켜야 한다.


짧은 시간 동안 내가 그 대령에게 했던 것 안에는 이 모든 요소들과 역동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나는 나를 그와 분리시켰고 내가 도덕적으로 그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으며, 나는 내 자신에 대한 어떤 정의감을 느꼈다. 나는 나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그리고 그를 악한 사람으로 보았다. 평화주의자 혹은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라는 나 자신의 자기 정체성은 그를 나에게 맞서는 자로, 군국주의자로, 전쟁을 만드는 사람으로 낙인 찍게 했고 그런 생각을 고수하게 했다. 그는 나보다 못한 자이고 도덕적으로 나는 그의 위에 있었다.


이러한 나의 입지가 흔들린 것은, 그는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인식과 더불어 내가 하나님께로 돌아왔을 때 일어났다. 나는 그 대령 안에서 나를 보았다. 나는 하나님으로부터 온 이 놀라움 때문에 몸서리를 쳤다. 그 대령과 나는 너무나 비슷한 사람들이었던 것이었다.


여기 화해에 대한 또 다른 역설이 있다. 우리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 대한 상대적 우월감이나 비난에 근거하지 않은 자신의 긍정적인 정체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개인뿐 아니라 그룹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리스도인들 사이에는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사랑하라 는 말이 있다. 내가 믿기로 이것은 표면적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한 일이다. 이 말 속에는 자기기만과 우월감의 복잡한 덫에 걸릴 위험이 가득 들어 있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는 것이 더 정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당신이 미워하는 것에 대해 조심하십시오. 당신이 미워하는 그것이 마치 눈가리개처럼 당신의 보는 능력을 빼앗을 지 모릅니다. 먼저 다른 사람들 안에서 당신 자신을 보려고 노력하십시오. 죄인들을 사랑하십시오. 그리고 그들 안에서 당신을 보십시오. 그러면 거기서 당신은 하나님을 발견할 것입니다.


나는 폭력의 희생자들 그리고 폭력을 유발한 사람들 모두와 살아 보았고 그들의 수 많은 이야기도 들어 보았다. 나는 유죄 판결된 테러리스트들 그리고 수 많은 사람들을 고문했던 사람들과 악수도 나누어봤다. 나는 권력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자비한 전쟁광들과도 함께 했었다. 나는 불의에 대항해 그들의 정당한 이유를 지키기 위해 무기를 들고 나선 자유의 전사들 이야기도 수없이 들어왔다. 나를 가장 두렵게 만드는 것은 그들이 나와 얼마나 다른가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내 두려움은 과연 내가 그들 속에서 나 자신을 조금이라도 보고 느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에 있다.



'화해를 향한 여정' 제 3장 대령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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