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807


8월의 첫 월요일 RYC친구들로부터 긴급한 요청이 들어왔습니다. RYC 지원가정 중 한 가정인 루마나(15)의 어금니가 깨져서 고통을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치료하지 않으면 아직 어린 소녀가 어금니 없이 앞으로 남은 생을 살아가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꾸미기]출근길 버스안.jpg


[꾸미기]콕스바자르 치과 방문.jpg


치과치료는 한국에서 그렇듯 비싼 수술비용이 듭니다. 그래서 여느 때처럼 저의 재량으로 지원을 결정할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감사하게도 대구 위드교회의 정민철목사님의 특별후원으로 수술비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술비를 마련하고 다음날 아이와 돌아가신 부모님 대신 아이를 돌봐주고 계시는 이모님과 함께 콕스바자르의 치과를 찾아갔습니다.


가는 동안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그동안 갈고 닦은 언어실력으로 말을 걸어보았는데, 아이는 염증이 심해 아파서 말을 못하는 건지, 아니면 부끄러워서 인지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옆에서 이모님이 대변인처럼 대답을 해 주셔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모님은 아주 유쾌하고 밝은 분이셨습니다. 제가 말을 조금 할 줄 알고 조금 알아듣는 것 같으니 마음 놓고 말을 쏟아 놓으시는데, 정신이 혼미해지면서 30%밖에 못 알아들었지만, 그래도 아민의 통역 없이 간단한 대화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이도 긴장감이 풀렸는지 치과에 도착하고 나서부터는 저에게 말도 걸고 대답도 곧 잘했습니다.

확실히 직접 대화한다는 것은 빨리 친해지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나라 말로 말을 걸고 알아들으면 여기 분들은 백이면 백 저에게 큰 호감을 보이십니다. 그래서 어서 빨리 더 많이 알아듣고 말을 잘 하고 싶은 큰 이유입니다.


[꾸미기]깨진 어금니.jpg


[꾸미기]엑스레이로 치아상태를 확인하는 중.jpg


[꾸미기]발치완료.jpg


아이는 당일에 임플란트 수술을 하기 위해 갔지만, 이미 염증이 심해 20일 후에 염증이 모두 가라앉으면 수술을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그날은 깨진 치아를 뽑아내는 수술만 진행했습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3번은 더 콕스바자르 치과에 다녀야 한다고 합니다. 일본제품의 임플란트용 치아를 다카에서부터 공수해 오는데 이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행이도 추가로 들어갈 비용만큼 정목사님께서 넉넉히 보내주셔서 후원금을 더 모금하지 않아도 수술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장에 있으니 다양한 요청과 다양한 응급상황이 마음에 더 강렬히 와 닿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것으로는 우리가 돕고 있는 가족들 만을 책임지기에도 항상 부족할 뿐입니다. 그 때문에 언제나 무거운 마음입니다. 우리가 친구들에게 지푸라기 같은 비빌 언덕이라도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3주전에 고장 났던 제 노트북이 결국 완전 고장 판결을 받았습니다. 고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노트북을 찾으러 콕스바자르에 다녀왔습니다. 마더보드가 고장났다는 판명을 받고 조용히 마음을 정리했습니다. 지금껏 자료들을 다른 곳에 백업하지 않았어서 너무 아쉽지만, 한국으로 돌아가 다시 고쳐볼 생각입니다.

 

[기도제목]

1.     파견 나온 멤버들의 건강을 위해

2.     남은 하반기 계획을 잘 세워 진행할 수 있도록

3.     RTL소풍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좋은 날씨가 허락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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