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에서 소식을 전합니다. (20220412)


드디어 양평에도 목련이 활짝 피었습니다. 아침에 힘껏 봉우리를 모으더니 오후에 활짝 열었습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지는 꽃봉우리들이 신기합니다.

샘터의 월요일은 바쁘게 지나갔습니다. ‘러빙핸즈에서 손님들이 오기로 했기 때문에 3,4월호 개척자들을 발송하는 작업을 오전 중으로 마무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넉넉하게 일을 마치고 점심도 여유 있게 먹을 수가 있었습니다.


[꾸미기]개척자들 발송 작업.jpg


누군가 손님들이 찾아오시면 괜스레 다시 한번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는 이 사회의 시스템 주위의 어디쯤 서 있는 것일까? 사회의 기준에 한 참 못 미친다고 생각하는 동료들이 있을까? 개척자들은 공동체로 사는 삶을 살기로 약속하고 그 약속을 함께 지켜 나가려 하는 마음들이 서로에게 잘 닿아 있는 것일까? 우리 안에 누군가 더 가진 자도 없고 덜 가진 자도 없이 서로를 보살피고 책임지는 관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모든 동료들에게 인식되고 있을까?’


[꾸미기]러빙핸즈에서 오신 손님들.jpg


생활을 위한 생산 활동을 하는 공동체가 아니라 후원해 주시는 것들로 사역을 하고 우리 자신의 생활도 유지해 가야 하기에 사회에서 말하는 최저 임금은 오래전부터 우리 하고는 관계가 없는 단어였습니다.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의를, 혼자 할 수 없는 그 일을 함께 감당해주는 동료가 있다는 것으로 항상 감격하며 내가 누리는 것들이 넘치다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사는 삶을 선택하고 비루하지 않을 최소한의 삶의 기준들을 계속 함께 찾아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내 삶 안에, 동료들의 삶 안에 풍겨 나오는 자연스러운 품위가 이런 것 때문이 아니겠는가 생각합니다. 거대담론과 미시담론이 공동체 안에서 섞여 씨름하며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간다고 생각합니다.


[꾸미기]감자씨 정리 & 거름 덥기.jpg


개척자들의 공동체안에 스태프의 부모님들이 원하시면 함께 산다는 것이 첫 단추를 잘 끼어 주신 Br. 송과 마마송에 이어 저에게도 해당이 되었습니다. 80이 되신 부모님을 샘터에 함께 사시도록 권유했습니다. 텃밭에 관심이 있으셨던 분들이어서 한 번 살아보겠다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겨우 며칠이 지났는데 힘듭니다. ㅎㅎㅎ 너무 오래 떨어져 있다 보니 삶의 방식들과 취향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잊어버렸습니다.


[꾸미기]감자밭 상추밭 과실나무들.jpg



뙤약볕에 너무 오래 머무셔서 자꾸만 잔소리를 하게 됩니다. 부모님도 자꾸 저에게 여러가지들을 요구하십니다. 그렇게 티격태격 하면서 과실나무들을 심고 감자밭, 상추밭, 호박밭을 만들어 놓으셨습니다. 땅이 이 작은 씨앗들의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어가는 동안 저도 퍼즐을 맞추듯 천천히 부모님과 합을 맞추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도제목]

1.     준공에 필요한 과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2.     샘터가 평화의 정거장의 역할을 잘 해 낼 수 있도록

3.     부모님이 샘터와 잘 어우러질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