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소식입니다.

초록의 잎들이 샘터를 한층 더 싱그럽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푸르러 가는 샘터의 녹음이 눈부십니다. 그리고 샘터를 찾는 손님들이 많은 한 주였습니다.


먼저는 한별의 아들 지음이과 샘이의 아들 서진이 가족이 깜짝 방문을 했습니다. 아이들은 냇가에서 발가벗고 물놀이를 하기도 하고 한별은 포크레인을 이용해서 고추밭을 하려고 하는 곳에 커다란 돌을 빼어 주었습니다.


[꾸미기]고추밭의 큰 돌 제거하기.jpg


예전 샘터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셨던 작은 물레방아 연못과 작은 수영장에서 놀던 이야기를 하며 이젠 자신들의 자녀가 샘터 계곡에서 노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별과 샘은 마마송과 옛 추억에 미소 짓습니다.


[꾸미기]마마송의 손주들 샘터 개울가에서.jpg


그런데 다음날 아침 마마송이 허철 아버님의 부고 소식을 전해주었습니다. 속히 옷가지를 챙겨 마마송과 함께 합천으로 출발했습니다. 민정이의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두 달이 채 되지 않아 허철의 아버님이 돌아 가셨습니다. 허철과 민정은 잘 견디어 내며 도리어 먼 길을 왔다며 우리를 위로했습니다. 언제나 마음이 참 큰 친구들이어서 만나면 제 마음도 커지는 듯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샘터는 이곳 저곳 작은 텃밭들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상추 밭, 고추 밭, 호박, 가지작은 새싹들이 트고 묘목은 뿌리를 내립니다. 그냥 아주 가는 작대기였던 나무들에선 잎이 나고 있습니다. 부모님과 함께 있으니 텃밭이 됩니다. 흙과 함께 사셨던 예전의 기억들이 부모님에게는 고스란히 남아 있나 봅니다. 너무 무리를 하시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데도 놀이터라고 말씀하시면서 이른 아침 텃밭을 가꾸기 시작합니다. 제 이름이 불려지는 횟수도 줄어 들고 있습니다. 이제 부모님이 이것 저것 스스로 알아서 챙기십니다.


[꾸미기]밭 갈기.jpg

[꾸미기]고추 모종 심기 완성.jpg

[꾸미기]호박도 수박도.jpg


감사하게도 57일이 아빠의 팔순 생신이었습니다. 양평 샘터에 온 가족이 와서 팔순 생일을 함께 축하했습니다. 부모님의 손주들과 조카들, , 사위들이 왔습니다.


[꾸미기]사하자 아버님 팔순.jpg


만약 제가 공동체의 삶을 살지 않았다면 이런 뿌듯한 자리를 만들 수 없었을 것입니다. 때로 젊었을 때 동생들과 언니에게 미래에 대한 걱정을 많이 들었습니다. 물론 부모님에게도 그랬습니다. 가끔은 원망이, 가끔은 근심에 찬 염려의 말을 들으면서 먼저 그의 나라와 의를 구하는 삶이 미래에 대한 준비라고 말했던 그들에겐 공허한 변명처럼 들렸을 그 말씀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공동체는 저의 미래뿐만이 아니라 부모님이 노년을 누릴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소유하지 않아도 누리고 사용할 수 있는 길들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공동체는 그렇게 서로의 소유를 내어놓아 더욱 서로를 풍성하게 하는 길로 서로를 이끌 수 있다고 말해줍니다.


[꾸미기]조카들.jpg


조카들에게 이모의 삶이 소박하지만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감사했습니다. 용기를 내어 살고 싶은 미래를 살아 내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는 듯합니다. 저와 같은 길은 아닐지라도 함께 길을 만들어 갈 사람들을 찾고 그 길위에서 또 다른 동료들을 만나면서 그렇게 서로를 끌어안고 살 만한 세상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조카들이 되길 바라게 됩니다. 개척자들 공동체가 그런 희망을 찾는 자들에게 용기를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기도제목]

1.     서로 연결하고 서로를 받쳐주며 만들어 갈 공동체의 비전을 샘터가 줄 수 있도록

2.     개척자들 공동체를 지나갔던 수많은 동료들의 삶이 복되기를

3.     준공에 관련된 일들이 잘 진행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