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에서 안부를 묻습니다.

2주동안 제주 강정에 다녀오느라 샘터 소식이 없었습니다. 강정은 여전히 여러가지 일들로 긴장을 몸으로 안고 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올 때 가을이(샘터 약간 시바가 섞여 있는 듯한 진돗개)를 데리고 왔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가을이는 더운지 샘터 계곡으로 들어 가더니 몸을 식힙니다. 가을이도 3년만에 제주에서 다시 샘터로 온 것이지요. 그런데도 전혀 낯설어 하지 않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것 마냥 편안해 다행입니다. 사진에 찍힌 얼굴이 정말 편안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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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도 2주가 엄청 길었다는 표정이십니다. 35년을 떨어져서 살았기에 저는 여전히 안부 전화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오랜 시간 아체에 있었지만 서로 잘 있겠거니 하며 전화 통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부모님도 아예 전화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던 터라 가족과 함께 산다는 것에 대해 다시 배우고 있습니다. 언제 오는지? 잘 도착했는지? 밥은 먹었는지? 이런 소소한 것들을 챙겨야 합니다. 안부 전화도 수시로 해야 합니다. 이런 챙김이 그렇게 길지 않을 수 있기에 한 번 잘해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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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심은 감자를 수확했습니다. 돌밭에 처음 해보는 농사여서 망했다고 하시면서 정말 두 세번 삶아 먹을 양만큼만 수확하셨다고 합니다. 사실 감자를 통째로 심었는데 싹이 난 쪽으로 반을 잘라 심은 것들은 그 반이 썩어지면서 다른 감자들이 주렁주렁 맺혔습니다. 그런데 통째로 심은 감자는 썩지 않고 그냥 그 자신을 더 크게 만드는데 온통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작았던 씨 감자가 억지로 커지기는 했지만 먹을 수 없는 감자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다른 감자들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너무 신기했습니다. 땅에서도 썩어지지 않는 감자도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썩어지지 않으면 어떻게 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2주가 지나서 돌아온 샘터 사랑채는 역시나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곰팡이를 닦아내는 노동이 쉽지는 않았지만 다 해놓고 보니 보람이 있습니다.


[꾸미기]피스 파인더 1기.jpg


[꾸미기]피스 파인더 1기-.jpg


세계평화대학 피스 파인더들이 샘터를 방문했습니다. 모두들 샘터 계곡을 너무 좋아했습니다. 샘터는 제주 새방밧에 없는 공간들이 많이 있습니다. 홀로 있을 공간을 이곳 저곳에서 찾을 수 있고 두세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할 공간, 여러 명이 모여서 나눌 공간들이 있어서 모두들 흡족한 시간을 보내고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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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수확한 감자를 삶아서 먹었습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이제 감자를 심었던 자리에 들깨를 심었습니다. 고소한 들기름이 샘터에 가득할 것입니다.

 

[기도제목]

1.     샘터가 나눔와 묵상이 깊어지는 곳이 되도록  

2.     아직도 심의 중인 설계변경 서류가 잘 통과되도록

3.     맹장염으로 입원하신 아버님의 수술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